이광열(李珖烈) 목사 <마조성결교회 담임·본지 편집위원>
서울 어느 유치원에 80세 할머니 교사가 있다. 할머니는 한문을 가르치신다. 할머니가 교사가 된 이유는 어린이 교육을 너무 잘 하여 감동했다는 것이다. 부모님께 감동을 주는 교육! 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격스러운가? 5월은 가정을 생각하는 달이다. 가족의 구성원을 모두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고, 깊이 생각하여 사랑 있는 가정으로 행복하게 해야 함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구성원 중에 가정의 꽃인 어린이(유아)에 대하여 사고(思考)해 보려 한다.
부모는 누구나 자녀들을 잘 길러서 훌륭한 인물이 되게 하려는 소망을 가지고 아이들을 잘 키워 보려고 시간과 물질을 투자하고 온갖 정성을 들여서 헌신한다. 부모님들의 마음은 오직 내 아이가 잘 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그러나 자녀 교육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미취학 아동들의 유아교육을 위하여 부모님들의 고심은 심하다.
요즘 유아교육에 관하여 교육인적자원부와 보건복지부간의 마찰이 있는 듯 하다.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공교육화 하고자 한다. 공교육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환영하는 바이다. 그러나 공교육의 현장이 현재로는 실패에 가깝다고 말한다.

공교육화 깊이 고려할때

세계은행은 최근 우리나라의 인적 자원 개발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 점점 만족하지 않고 학부모님들은 자녀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에 불만스러워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신입사원의 전문성과 기술 부족을 불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요 대학이 2002학년도 대학입시부터 각종 경시대회 입상 성적의 반영 비율을 대폭 확대하자 “경시대회 고액과외”가 등장했다. 이는 또 하나의 모순을 나타내고 있다. 유아교육에서부터 대학교육까지 총체적인 모순된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전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남에게 뒤지고 싶지 않는 열정적인 면을 갖고 있다. 이를 대변하듯 현재 우리 나라의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었다. 이는 선진국 수준을 이미 뛰어 넘은 고학력 교육의 인플레 현상을 낳았고, 고학력 실업률이 사상 최대에 이르렀다. 무조건 교육에 투자한 부모님들의 열정과 이에 맞서 십년을 내다보지 못한 교육 정책으로 합작된 기형적 교육현장이다.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만족을 찾아야 하는 이중적 고충을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가? 이런 모순이 유아들에게까지 번져있는 상태이다.
어린아이들이 두 세 곳의 학원과 학습지가 기본이라 하니 어느 한 곳에서 만족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제공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곳이 유치원이요, 보육시설인 어린이집이다. 유치원은 공교육화 되어 있고, 어린이집은 사회교육차원의 폭넓은 교육의 현장이다.
우리 나라에 보육시설의 활성화는 조금은 늦은 편이지만, 지금까지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보육시설(어린이집)확충 노력을 각 시·도에서 활발히 전개하고 있고, 어린이집의 교육이 매우 바람직한 교육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요 도시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서울시는 1997년부터 대폭적인 보육시설을 늘리고 보육대상을 전원 보육의 목표로 복지정책을 세웠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유아들에게도 유익하지만 부모님들에는 더 없이 좋은 정책이라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보육시설 현황을 보면 국.공립, 민간, 직장, 가정 보육시설을 합하여 19,266개나 되며, 684,361명에 이른다. 교육의 질적 내용도 유치원과 다를 바 없으며, 오히려 시간과 시설면에서 더 나은 면을 많이 갖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더 좋은 유아교육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어린이집에 대한 편견이 심화되어 있다.

어린이집 유아교육 큰 몫

교육이란 단순히 지식을 이해시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고력을 길러 평생 동안 지니는 학습력을 기르는 것이다. 교육은 바로 지능 계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좋은 교육 내용을 좋은 방법으로 교육할 때 어린이의 지능 발달은 매우 향상되는 것이다. 유치원 어린이집이라는 제도적 구분보다는 유아교육의 총체적 방법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유아교육의 핵심은 인격교육이 되어야 한다. 성경에 디모데라는 사람이 소개된다. 이는 어려서부터 부모의 인격적 교육을 받았다. “청결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본이 되었던 사람이다. 유아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부모의 대리자라는 마음으로 디모데의 어머니처럼 인격과 신앙과 사랑이 듬뿍 담긴 교육자가 되어야 하며, 학교에서의 배운 교육만 가지고는 유능한 교사라 할 수 없지 않는가? 1년, 2년, 4년의 교육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교육 연수가 최고의 가치는 아니라 생각한다.
교사 자신이 얼마나 양질의 교육을 위하여 노력하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또한 유아교육 현장의 시설이 중요하다. 어린이집은 가정에서보다 어린이들이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가정과 같은 아늑하고 정감이 있는 시설로 꾸며야 할 것이다. 교육비는 저렴해야 하고, 교육비 외 일체의 잡부금 없이 누구나 유아기에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과 운영자들의 헌신과 교사들의 사랑으로 교육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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