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산 정상에서 바라본 용강리 전경

  용강리는 김포시의 북서쪽 끝에 있는 마을로 동쪽으로 조강리, 서쪽으로는 보구곶리, 남쪽으로 성동리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마을 서쪽에 문수산이 솟아 있으며 그 자락이 뻗어 용강리의 남쪽까지 감싸고 있다.

  동쪽으로 멀리 애기봉이 있으며 북쪽으로는 넓은 들이 펼쳐져 있다. 북쪽의 넓은 들 끝에는 한강과 서해가 만나는 자점이 있다. 이처럼 용강리는 넓은 들과 높은 산, 큰 강과 바다가 함께 있어 인근 지역에 비해 물산이 풍부하였다. 예전부터 김포 내에서는 ‘장작불에 이팝 먹는 곳은 용강리 뿐이다’라는 말이 있었다.

  현재는 용강리 앞 한강이 북한과의 군사분계선으로 설정되어 있어 용강리는 민간인통제선 안에 위치하게 되었다. 그래서 마을 입구에는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검문소가 자리잡고 있어 외지인은 마을에 들어가기가 자유롭지 않다.

용강리의 마을은 용림말, 먼지락, 새마을의 세 부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은 새마을의 전경

  용강리는 1914년 일제가 행정구역을 통폐합하면서 전국의 4351개 면을 2517개 면으로 줄일 때 김포군, 통진군, 양천군을 합해 확대 편제된 김포군에 편입되어 김포군 월곶면에 속하게 되었다. 이때 보곶면에 속했던 흥룡리와 강령포를 서로 합치면서 마을 이름을 흥룡리의 용(龍)자와 강령포의 강(康)자를 합성하여 용강리라 하고 월곶면에 두어 오늘에 이른다.

  용강리는 한강에서부터 강령포와 아랫말, 용림말이 남쪽으로 차례차례 펼쳐진 3개 자연부락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강령포 주민들은 어업에 종사하였으며, 아랫말과 용림말 주민들은 농업에 종사하였다.

  강령포 나루는 고려와 조선시대에 전라도와 충청도에서 올라오는 세곡선들과 각종 화물을 실은 배들이 개성과 한양으로 가기 위하여 거쳐 가던 나루터였다. 1850년경에는 개성과 서울을 잇는 물류의 요충지로 불야성을 이루어 경제활동이 왕성하였던 시절도 있었다. 이때에는 300여 가구에 이르는 큰 마을이었다고 한다. 

  용림말은 용못 주위에 형성된 마을로 용강리의 대표적인 마을이다. 용못은 용강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못으로 사철 맑은 물이 샘솟는 연못이다. 용못은 용강리 주민들에게 젖줄과 같은 것이다. 마을 앞으로 한강이 흐르지만 한강물을 끌어와 농사를 짓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용못의 물로 용강리 일대의 농지에 물을 대었다. 그래서 이 용못 덕에 매년 물 걱정 없이 풍년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용강리 주민들은 매년 이 용못에서 고사를 지내 용못에 감사를 표하고 마을의 안녕과 한 해 농사가 잘되기를 기원하였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강령포와 아랫말 주민들이 소개되면서 강령포와 아랫말은 폐동이 되었다. 그러나 아랫말 주민들은 대부분 인근에 토지를 가지고 농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마을을 떠날 수 없었다. 그래서 대부분 주민들은 먼지락에 새로운 기반을 만들어 용강리에 계속 머물게 되었다. 그러나 강령포에 살던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포구를 이용할 수 없게 되자 생업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부 토지를 보유한 주민들 외에 대다수의 주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였다.

  한국전쟁이 끝난 이후에 마을이 민통선 안에 위치하게 되면서 주민들은 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게 되었다. 1980년에는 새마을이라는 부락이 새로 조성되었다. 새마을은 용강리 마을 안에서 주변보다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하는데 이곳은 북한에서 보이는 적 가시지역으로 고급 양옥 단지로 건립되었다. 현재 용강리 마을은 용림말, 먼지락, 새마을의 세 부락으로 형성되어 있다.

고급 양옥 단지로 조성된 새마을의 모습


용강리의 경제활동

 용강리는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농촌 취락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마을의 주요 소득 작물은 쌀이 대표적이다.  쌀 외에 과수원에서 배가 재배되고 있다. 용강리에서 생산되는 배는 당도가 높아 전량 대만 등지로 수출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용강리는 김포시에서 네 번째로 친환경 쌀 생산지로 인증 받은 곳이다. 벼는 거의 농약 없이 재배를 하고 우렁이 농법 등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김포 쌀 중에서도 용강리의 쌀은 밥맛이 좋기로 유명하여, 용강리 쌀을 과거 다른 지역의 방앗간에 맡기면 다른 지역 쌀과 섞여 오는 경우가 있어 마을 안에 자체 정미소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용못에서 솟아오르는 물이 좋아 용강리에는 일찍부터 술 제조가 성행하였다. 마을 주민들이 만드는 동동주는 미르주라 하여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으며, 연을 말려 동동주에 추가하여 만드는 연향주는 제조 과정을 체험객들이 체험할 수 있다.

  2006년부터 용강리는 도시와 농촌 간의 경제, 문화적 교류 사업을 통하여 주민의 소득 증대를 도모하고자 김포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농촌전통테마마을을 준비하여 시행하고 있다. 민통선마을만이 가지고 있는 환경 친화적인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이 마을의 생명수인 용못과 용강리 일대에 자생하고 있는 매화마름을 테마로 매화미르마을이라는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여 꾸려가고 있다.

용못. 여름이면 용못 주위에는 캠핑장이 설치되어 탐방객들이 캠핑을 할 수 있다.

 
용못

  용림말에 있는 용못은 1000년경 고려초, 하루는 천둥 번개가 치며 폭우가 쏟아지더니 못이 넓어지고 그 곳에서 커다란 용이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용못이라 불린다. 가뭄이나 장마에도 항상 수위가 같으며 수온은 연평균 18도를 유지한다. 마을 주민들은 용못의 물을 농업용수 및 빨래, 목욕, 김장 등의 생활용수로 쓰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가뭄이 들면 통진부사가 용못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전해진다. 현재 마을 사람들은 용못에서 용못제를 지내고 있다. 지금은 용못 주위에 캠핑장을 설치하여 탐방객들이 캠핑을 할 수 있다.

  용못 고사는 고사를 지낸 후 용못과 수로를 정비하기 때문에 논에 물을 대는 시기를 고려하여 음력 3월 중 택일을 하여 지낸다. 용못에서 용이 올라갔다는 전설 때문에 고사를 지낼 때 용 그림을 그려 놓고 고사를 지낸다.

  용못은 1990년대 초반 1차 정비가 이루어졌다. 수문과 함께 머릿돌을 세웠고, 용못 주변을 시멘트로 다듬었다. 이후 2007년 용못에 자갈을 깔고, 용못으로 물이 유입되는 곳에 용의 머리 형상을 조각하여 용의 입에서 물이 나올 수 있게 하였고, 그밖에 물레방아 등 용못 주변 환경 조성 사업을 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매화마름 군락지

  매화마름은 4~5월에 흰색 꽃이 피어 한 달간 지속되는 식물로 1998년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되었다. 매화마름은 주로 논이나 논 주변 습지에 분포하며 보통 10월경 발아하여 이듬해 4~5월 초순에 꽃이 핀 뒤 5월 하순에 열매를 맺는다.

  용강리 마을의 매화마름 군락지는 2008년 5월 (사)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씨에 의해 발견되었다. 국내에서는 강화에 이어 두 번째로 확인된 것으로 규모면에서는 국내 최대이다. 군락지의 위치는 용강리 마을 입구에서 용강로를 따라 한강 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오른편에 있다.


강령포 당제

  강령포 마을의 북쪽 끝 한강과 맞닿은 곳에 작은 산이 있다. 이곳을 주민들은 당집이 있다고 해서 당제산이라고 부른다. 한국전쟁 이전 당집에서는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마을 주민들이 모여 당제를 올렸다. 그리고 배를 타고 나가는 사람들은 바다에 나가기 전에 당집에서 고사를 지내고 고사 때 올린 음식으로 마을 주민들을 대접하였다고 한다.
 
  현재는 강령포가 폐동이 되면서 주민들은 흩어지고, 동제를 지내던 어른들이 돌아가시면서 예전의 당제 모습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강령포에 살던 주민모임이 만들어지면서 예전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새롭게 당제를 올리고 있다.

  지금의 당제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4월 첫째 주 일요일로 변경되어 치러지고 있다. 예전 당제를 지내던 당마당이 현재 군부대 내에 있어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기 때문에 부대 내에 있는 연병장에서 제를 올리고 있다.

  당제는 정월 대보름 오전에 지내지만 정월 이튿날 시작하는 치군놀이에서부터 시작한다. 치군놀이는 마을 주민들이 풍물을 치고 노는 것이다. 치군놀이는 섣달부터 고깔을 만들거나 상모를 손질하는 등 준비를 시작한다. 치군놀이의 치배는 상쇠, 부쇠, 장구, 북, 징, 태평소, 바라, 소고, 치군아이로 구성된다. 치군아이는 여장이 잘 어울리는 남자아이들이 맡는데 치군아이는 가락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논다. 치군놀이 중간에 힘센 장정이 치군아이를 무등 태우고 그 위에 다시 치군아이를 무등 태우는 묘기를 보이기도 한다.

  치군놀이를 하면서 치군놀이패는 마을 주민의 집에 들어가 악기를 치면서 상쇠가 축원을 하거나 덕담을 한다. 집에 치군놀이패가 들어오면 집주인은 음식을 대접하며, 가족 수 대로 돈을 올리기도 한다.

  강령포의 치군놀이는 인근에서도 유명하여 주변 마을 사람들이 치군놀이를 구경하기 위해 오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한편 이 치군놀이는 통진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재현하여 지난 9월달에 경기도청소년민속예술제에서 발표하기도 하였다.

용강리 체험관과 평화의 소


전통테마마을 - 매화미르 마을

  용강리 마을은 농촌전통테마마을에 선정되기에 앞서 2007년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지원한 농촌노인 건강증진 공원 시범 사업에 선정되었다. 선정된 후 지원금으로 용못 주변 정비를 비롯하여 공원을 조성하였다. 이후 2008년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선정되어 테마마을을 조성하게 되었다. 매화미르 마을이라고 새로이 이름을 붙이고 체험관 건물을 세워 주중에는 워크샵 목적의 단체 손님을, 주말에는 캠핑 목적의 가족 단위 손님을 신청받아 운영하고 있다.

  매화미르마을의 첫 사업으로 정미소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침실과 주방 등을 설치하여 단체 체험객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였다. 그리고 계절별 체험 활동 계획을 수립하여 체험을 원하는 탐방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봄에는 전통농법체험, 야생화 관찰, 매화마름 관찰, 생태수로 탐방, 연향주 담그기, 유도 철새 관찰 등이 있고 여름철에는 삼림욕 체엄, 감자 수확 체험 등이 있다. 가을철에는 벼베기와 탈곡 등 농사체험이 있으며 겨울철에는 썰매타기, 연날리기, 짚풀공예 등 프로그램을 갖춰 체험객들을 모으고 있다.

  매화미르마을 열차는 방문객을 태우고 용강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용강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생태수로에서 래프팅을 체험할 수 있다. 생태수로는 용강리 마을 입구부터 마을을 종단해 한강까지 이어진 수로로, 폭은 15m, 총 길이는 1.2km에 달한다. 래프팅은 한 번 타는 데 30분 정도 소요된다.

  숙박은 크게 캠핑과 민박, 체험관에서의 숙박으로 나뉘어진다. 캠핑장은 용못 주변에 마련되어 있으며. 민박은 체험관 인근 주민의 집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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