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애지중지한 긴 머리 소아암 환자에 기증한 강진호 학생(사우고 1년)

<사진> 강진호 학생의 두 모습. 얼굴이 해맑다.

성서 속 구약에 나오는 힘의 상징인 삼손의 머리카락만 큼은 아니어도 요즘 여학생들에게 긴 머리는 멋과 자유의 상징이다. 그래서인지 90% 이상의 여고생이 긴 머리를 하고 다닌다.  

강진호 학생은(사우고1년) 10여년 동안 길게 관리해온 머리카락을 지난 8월 31일 과감히 잘랐다. 30cm를 자른 머리는 소아암환자 가발용으로 기증키로 했다.  

“소아암 환자들은 금방 머리가 자라지 않지만 난 머리가 금방 자라 잖아요.”라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얼굴엔 섭섭함 같은 내색이 없다.  

진호 학생은 머리를 정리하려는 맘을 먹고 그동안 정성스럽게 기른 머리를 뜻있게 사용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소아암 환자들의 어려움을 알게 돼 바로 결심했다.

 그동안 기른 진호의 머리는 머릿결이 좋고 윤기가 흐른다. 아마도 누군가는 진호 학생의 머리를 받아들고 운이 좋다고 환호성을 지를 만하다.  

스튜어디스가 꿈인 진호 학 생이 머리를 자르는 동안 이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빛이 흔들린다. 너무 머리를 짧게 잘라 친구들 속에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라도 되지는 않을까하는 불안함이다.  

단발로 잘린 자신의 얼굴을 본 진호 학생은 친구들이 놀리면 어떡하느냐는 질문에 “막상 자르고 나니 개운하고 좋다. 머리를 손질하고 관리하는 것도 편리할 것 같아 좋다”며 의식치 않았다. 진호 학생이 다니는 학급에는 42명 중 단발머리 학생은 진호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하다.

 다시 머리를 기른 뒤 또 기증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상황이 되면 기꺼이 그럴 것”이라며 웃는 모습이 천진스럽다. 한창 멋을 뽐내는 나이에, 진호는 소아암 환자에게 착한 마음도 이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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