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아파트 현장식당 한기열 사장

인격적인 대접과 청결한 환경은 기본
선생님 호칭으로 새로운 관계 선 봬
현장식당도 근로자 의식 맞게 변해야

현장식당의 만족도는 일의 생산성을 올려주는 밑그림이다. 자존감을 살려주고 풍성하고 청결한 식사대접뿐 아니라 선생님 호칭으로 만족감을 더해가는 김포한강신도시 대림아파트 현장식당 모습

일명 ‘함바(건축현장식당)’라 불리는 현장식당은 보통사람들에게는 낯설다. 거대한 아파트 공사현장 숲속에서 밥을 지어 근로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한다는 것도 쉬워 보이지 않지만, 조립식 임시건물도 낯설다.

김포한강신도시 Ab-01 블록에 있는 대림아파트 건축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1700여세대의 건축 현장에 들어서자 역시 현장은 역동성이 넘친다. 현장의 아침부터 저녁까지 대부분의 먹거리를 책임지며 역동성과 에너지를 지펴주는 곳이 있다. 바로 현장식당이다.

대림산업 현장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기열(57세) 사장은 처음부터 함바집 묵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운영하던 안전공사 회사가 무너진 뒤, 몇 번을 망설이다 현장에 뛰어들었다. 절친한 모 그룹 회장인 친구의 권유에 힘입어 망설이다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지 7년째.

“처음에는 원가도 모르고 무조건 열심히 했습니다. 그게 친구 회사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현장이 끝나자 남은 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한테 식사를 했던 사람들의 입소문과 평가가 좋았던지 두 번째 현장도 맡을 수 있었습니다”고 그 시절을 회상했다.

한 사장은 첫 현장식당에서 서비스와 진정어린 마음은 통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때부터 줄기차게 자기 인생의 재기의 불을 지펴준, 현장식당에 대한 감사를 새기며 운영하고 있다.                            
한기열 사장


한기열 사장은 “우리나라 함바집 문화도 변해야 합니다. 건축근로자들의 의식과 생활수준은 상승했는 데도 현장식당의 문화와 운영방식은 아직도 구태 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며 현장식당의 현 실태를 지적했다.

한 사장은 현장식당은 △서비스정신 △메뉴만족도 △인격적인 대우 △청결한 환경이 부족하다고 꼬집는다. 대부분의 현장식당은 그 곳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현실을 내세워 서비스 정신이 실종되는 경우가 많다.

“대접받고 싶어 돈을 벌기 위해 출근한 사람들에게 고객 이상의 대접을 받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서비스 정신입니다”라는 한 사장은 식당 내 모든 근로자들에게 선생님 호칭을 사용한다.“처음에는 쑥스러워 하다가도 기분나빠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격적인 대접은 곧 서비스 정신의 중심이다. 또 이는 청결한 음식과 맛있는 메뉴로 표현된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한 사장은 근로자와 직원들로부터 선호하는 메뉴를 조사한다. 빡빡한 단가에 모든 요구조건을 수용할 수 없지만, 주기적으로 7년 동안 조사를 반복해 왔다. 그 결과 근로자들의 계절별 입맛의 특징과 요구사항을 훤히 꿰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노하우라고 해도 인심 없는 노하우는 별 효과가 없다는 게 한 사장의 생각이다.

한 사장이 운영하는 현장식당에 들어서면 손 씻는 장소와 옷을 털어내는 시설 등이 잘 구비돼 있어 한 사장의 정성스런 마인드가 잘 드러난다. “현장의 만족도는 생산력과 직결됩니다. 이는 비단 회사뿐 아니라 현장식당에서도 만족감이 충만하면 기분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고 말했다.

회사와 근로자 모두를 아우르며 상생을 위한 자기역할에 충실하는 것이다. “이제는 한국의 현장식당도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일하는 사람들이 만족하는 식당이상의 공간으로 변할 때”라고 강조했다. 식당에서 휴식공간으로, 선생님으로 대접받는 아름다운 관계로 만나는 현장식당의 새로운 트렌드가 확산될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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