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탐방>17년 한결같은 맛 장기동 남강 매운탕
32가지 재료에 잡냄새 없이 개운한 맛 일품
10년 전 가격 그대로...단골손님에 보답 일환
유명인사도 식당 안에서는 똑같은 손님일 뿐
남강매운탕 집은 장기동 아울렛 단지를 가다보면 끝 지점 왼편에 위치해 있다. 메기를 주재료로 하여 매운탕과 메기 찜, 참게메기탕만을 한다. 메기전문 요릿집인 이곳은 17년째다. 정현자 사장(63세)의 젊음이 이곳에서 손님과 함께 동고동락을 했다.
김포출신 치고 이곳 남강메기매운탕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집이지만, 그동안 비좁아서 손님들과 가기가 어려운 점도 있었다. 지금은 기존 식당이 도로확장으로 사라지고 바로 뒤편에 지난해 12월 건물(사진)을 신축해 이전했다. 50여대의 주차장을 확보하고 5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어서 인지 이사 후 손님이 더 늘고 있다.
사업의 번성은 단골손님이 많다는 얘기이다. 20여 년 전 남편이 함양에서 메기 양식장을 하다 실패한 뒤 김포에서 메기요리점으로 성공한 것은 정현자 사장의 ‘정성경영’이 고객에게 인정받은 결과다. 그래서 그는 김포를 ‘축복의 땅’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남강매운탕은 김포뿐 아니라 외부손님에게 유명하다. 외부 손님이 매상의 70%를 올려주고 있는 게 그걸 입증한다. “두 시간 이상의 거리에서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되돌아가면서 기름 값과 시간투자가 아깝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10년 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재료를 아낄 수 없다”고 했다. 하기야 강남에서 이곳까지 중형차 기름 값을 따지면 음식 값과 맞먹는다.
남강 메기매운탕의 맛 비결은 무엇일까. 정 사장이 밝힌 비결은 특별하지 않다. 좋은 재료, 푸짐한 양, 요리에 들이는 남다른 정성뿐이다. 재료는 아무리 어려워도 채소와 각종 재료를 덤핑이나 떨이를 사지 않고 상품(上品)을 구입한다. 좋은 재료에서 좋은 맛이 우러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강에는 주방장을 따로 두지 않는다. 정 사장이 그 동안 요리를 통해 터득한 양념과 재료 비율을 통해 주방장 없이도 항상 한결같은 음식 맛을 낼 수 있도록 시스템화했다. 맛이 한결같은 것은 이 때문이다. 남강의 메기 요리는 일체 잡내(흙냄새)가 없고 개운하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다. 국물은 끓여도 짜지 않고 맵지 않다. 인삼가루, 검은 콩, 건과류 등 32가지의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어 우러난 맛이다.
이곳에 온 손님은 세 번 놀란다. 양이 많아서 놀라고, 결국 다 먹고 남기지 않아서 놀라고, 가격이 싸다고 놀란다. 텔레비전 맛집탐방을 비롯해 유명 인사 등 부지기수로 단골이 많지만 그 흔한 사인 한 장 없다. 올해만 세 번이나 이희호 전 영부인이 다녀가기도 했다. 정 사장은 “식당 안에 들어오면 누구나 다 같은 손님일 뿐”이라며 “인간이 세끼 밥 앞에 모두 평등하고 냄비하나 앞에 다 같은 인생이다”고 말했다.
정현자 사장은 아직도 50대 중반정도로 얼굴이 젊다. 항상 감사하다며 웃기 바쁘다. 얼굴에서 드러난 인상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사람을 대하는데 가식이 없어야 하고 항상 감사함으로 대한다. 나이 들어 보이지 않다면 그게 비결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곳 메기요리와 매운탕은 쫄깃한 육질, 잡 냄새가 없는 개운한 맛이 참게와 함께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그만이다. 사람도 맛도 일품이다.(김포시 장기동 15-9. 전화 985-7764)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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