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김성민(김포문인협회 회원)


어느 한가한 날에
지인이
안부 차 전화를 걸어
식사는 했느냐 묻기에
삼계탕을 먹었다 했더니
좋았겠단다.

삼계탕이 별건가
삼양라면에 계란을 넣으면
그게 바로 삼계탕이지

자취 시절
내 허기를 메워준
길이 육십오 미터의
꼬불꼬불한 생명줄

그땐
계란 하나 넣어 먹는 게
원이었거늘.



이 시를 읽노라니 웃음이 절로 난다. 기발한 생각이라며 무릎을 치고 싶기도 하다. 많은 시인들은 어렵게 써야만 좋은 시인 줄 알고 있다. 시란 짧은 생각을 공감가게 쓰거나, 무릎을 치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면 성공한 시다. 그것이 좋은 시의 요건이다. 라면이 그리울 때가 있다. 부잣집이나 라면을 먹던 시절이 있었다. 김성민 시인의 말처럼 라면에 계란 하나 넣어먹는 것이 원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젠 배고픔을 모르는 시절이 되었다. 먹을 게 없어 쑥이나 나무껍질을 벗겨먹었다고 하니까 ‘라면 끓여 먹지 왜 굶었느냐’는 어린이가 나오는 공익광고가 생각난다. 라면 한 가락 더 먹고 싶어 형제나 친구들과 젓가락싸움을 하던 그 시절이 그립다. 내일 점심엔 부탄가스레인지 켜서 라면 한 개 끓여먹을 생각이다. 찬밥 한 덩이 있으면 더 좋겠고.
<김순진-문학평론가/스토리문학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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