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는 약 20∼40대에 초기고혈압 단계를 경험한다. 이 단계에서는 간헐적으로 혈압이 상승되나 10년 정도 지난 30∼50대에는 고혈압이 지속되는 단계에 이르며 치료하지 않으면 10년 후에는 병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고혈압에 대한 가장 잘못된 지식은 나이가 많아지면 혈압이 정상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노인은 혈압이 어느 정도 높아도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동맥이 딱딱해지면서 수축기 혈압은 증가되고 확장기 혈압은 감소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과거에는 의사들 조차도 노화에 동반되는 변화로 간주하였고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수축기 고혈압을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심혈관 질환의 예방 효과가 있고 이에 의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10년 사이에 발표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볼 때 노인에서의 고혈압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 혈압이 높으면 머리가 아프고 코피가 나오는데 이러한 증상이 없으면 혈압이 높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혈압이 아주 높은 경우에는 머리가 아프고 코피가 나온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혈압이 높아도 증상이 없다. 더욱이 합병증이 생기기 시작하더라도 초기에는 증상이 대부분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들은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아무런 불편도 없다는 생각에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 여서 증상이 없고 서서히 그리고 조용히 문제를 일으킨다.
세 번째로 고혈압은 약을 먹어도 완치가 되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애초에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혈압의 치료를 위해서 약을 먹는 것은 근시가 생긴 사람이 안경을 쓰는 것과 같다. 안경을 쓰고 있는 동안에는 사물이 잘 보이고 안경을 벗으면 다시 안 보이는 것처럼 혈압 치료도 약을 먹는 동안에만 혈압이 떨어져 있는 것이다. 약을 끊으면 다시 치료 전 혈압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네 번째로 혈압 약을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치료시작을 꺼려하는 경우가 있다. 부작용이 생기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죽을 때까지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자체를 부담스러워 한다. 우리가 정작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혈압을 재보았을 때 혈압이 정상보다 올라가 있다는 사실이다. 혈압 약을 평생 동안 복용한다 하더라도 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혈압 약은 마약이나 수면제처럼 중독되는 것도 아니며 의존성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약을 끊으면 단지 혈압치료효과가 없어질 뿐 치료 전보다 몸이 더 나빠지는 일은 결코 없다.
마지막으로 고혈압을 치료해서 낫게 할 수 있는 완치법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체질을 바꾼다거나 몇 번 주사를 맞으면 혈압을 완전히 낮게 한다고 선전하는 돌팔이들의 유혹에 빠지는 한심한 경우가 있다. 약을 한 번 먹고 치료를 끝낸다든지 한동안 복용하면 영구히 치료되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은 반드시 엉터리이며 이를 믿고 약 먹는 것을 중단하다가 뇌졸중에 걸리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고혈압은 완치되지는 않지만 정상인과 같은 정도로 관리할 수 있는 병이다. 고혈압에 대한 많은 그릇된 지식은 올바른 고혈압의 치료를 방해하고 있다. 고혈압을 바로 알고 치료하여 무병장수하자.
<현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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