地天의 개구리 소리는 옛말…홍도평 등 거의 사라져

‘개구리 왕자’라는 동화가 있다. 왕자가 벌을 받고 개구리 모습으로 변해서 살다 순진무구한 소녀의 사랑담긴 키스를 받고 개구리 몸을 벗고 왕자의 모습을 되찾는다는 내용이다. 관련한 애니메이션 대사에는 “저 수많은 개구리를 일일이 키스를 해야 하나”라며 암담해 하는 장면이 나온다. 개구리는 이처럼 우리 일상사에서부터 어린이 동화에까지 가장 친숙하게 등장하는 생활친화적인 생물중 하나이자, 이맘 때 쯤에는 지천에 날뛰던 게 개구리 이었다.

밤에 소란 쟁이, 천덕꾸러기 이었던 개구리가 사라지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전형적인 도농도시에서 그 현상이 뚜렷하다.

김포의 도심권의 대표적인 홍도평은 모내기 철과 개구리 산란기가 끝나가는 이맘 때 쯤에는 온통 개구리 울음소리로 소란스러울 때다. 그러나 10여 년 전부터 시작해 이곳 역시 개구리 울음소리가 점점 줄어들다가 최근 들어서는 아예 사라졌다.

개구리 울음소리는 수컷 전유물이다. 수컷이 울음을 울면 암컷 다가오고 짝짓기를 한 다음 물에다 산란을 한다. 개구리 알은 껍질이 없어 알이 마르지 않도록 물에다 알을 낳는다. 물이 필수적인 산란 조건인 셈이다.

그래서 번식률이 뛰어나지만, 물의 오염에 민감하다. 알에서 나온 올챙이는 물에서 아가미로 호흡하고 물에 있는 물 풀이나 죽은 곤충을 갉아 먹으면서 55일 동안 성장해 개구리가 비로소 된다. 개구리가 되면 허파와 살갗으로 숨을 쉬면서 곤충이나 거미, 유충을 먹이로 먹는다.

이처럼 번식률이 뛰어나고 천방지축 날 띠던 개구리의 실종은 서식환경의 파괴 때문이다.

피부호흡을 하는 개구리는 무엇보다 피부가 민감하다. 따라서 제초제와 농약을 살포하는 농사환경은 개구리 서식환경에 악영향을 미쳐 개구리의 급격한 개체수 감소를 가져왔다.

개체수 감소의 두 번째 원인은 산란환경의 파괴다. 개구리 산란은 연못이나, 못자리, 물 논, 하천 등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농사기법이 영농화 및 기계화가 진행되면서 못자리가 사라지고, 물 논이 사라지면서 알을 부화할 환경이 사라졌다. 과거 자연농법 당시에는 비가 오면 못자리나 논에 물을 미리 담수해 물 논을 조성했지만, 기계농이 발달하면서 못자리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게 됐고 담수된 못자리와 모를 낼 물 논이 사라졌다. 이처럼 농약과 환경 악화, 물 논 등이 사라진 것은 개체수 감소와 함께 개구리 울음소리가 사라진 가장 큰 원인들이다.

담수 저수지 있는 용강리, 대벽리 일원 개구리 소리 이어져
개구리 환경 조성은 습지, 생물다양성, 친환경 농업에 일조
물 논 및 둠벙 조성 서식환경 필요,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김포에서 개구리 소리가 그나마 들리는 곳들은 북부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이다. 특히 월곶면 용강리 및 대곶면 대벽리 일원 등은 아직도 개구리 소리가 한창이다. 일반 지역보다, 아직도 개구리 소리가 활발한 것은 용강리 저수지와 대벽 저수지의 담수로 인한 산란환경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서식환경이 비교적 좋은 것으로 예상됐던 고촌면 신곡리 장곡마을 일원의 그린벨트 지역 내에도 개구리 소리가 사라졌다. 이곳 골짜기는 지하수로 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자연농 지역임에도 개구리 소리가 사라진 데 따른 원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을주민 이 모 씨는 “언젠가부터 맹공이 소리만 들리고 있고 개구리 소리가 사라졌다”며 “아마도 미나리 논에 뿌리는 독한 돼지 농장 거름(돈분)을 사용한데 따른 물 오염이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개구리가 사라진다는 것은 환경 악화를 보여주는 척도이자, 기계화 영농기법으로 보여준 과학발달의 폐해중 하나다. 또한 개구리의 서식환경 파괴는 현재 정부가 나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추진 중인 생물다양성환경 조성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개구리가 가장 많은 산란을 하는 논은 유수지 역할과 동시에 습지로서의 가치를 갖고 있다. 비가 올 때 유수지로서의 역할이 이제는 신도시 조성과 매립으로 인해 물의 흐름을 왜곡시키면서 재난의 원인이 되고 있고, 담수용량의 저하로 도농도시인 김포에서는 또 다른 재난의 불씨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논은 그 자체만으로 습지의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논 자체로도 습지로서의 가치를 갖는다고 하지만, 논은 습지환경을 조성할 때 습지로서의 가치가 있다. 즉, 물 논 조성 등으로 다양한 생물이 식생 하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봄철에 물 논을 조성하는 것 등은 개구리 살리기 운동과 동시에 생물다양성 확보와 습지 조성, 친환경 농업에 일조하는 일석 삼조의 의미를 갖는다.

개구리 서식환경을 위한 노력이 이 같은 환경적 가치를 갖는다면, 정책적으로 접근해 물논 조성 운동 등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야생조류보호협회 윤순영 이사장은 “김포에서 개구리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용강리 저수지가 있는 일원 정도”라며 “자연성을 살리는 것은 김포의 가치를 살리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생물다양성 차원이나, 환경 살리기 차원에서 접근하면 농업을 살리고 자연환경의 가치 극대화로 경제적 이익을 위한 중요한 가치를 만들어 질 것”이라고 밝혔다.

답이 보인다. 환경과 경제이익이 상반된다는 협소한 시각에서 벗어날 때라는 지적이다. 물 논 대기 운동과 일명 둠벙(웅덩이)파기 운동도 대안 중 하나이다. 친환경이 대세인 시대흐름에 맞춰 개구리 울음소리로 상징되는 악화된 환경을 되살리는 의미를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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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의 神話 · 상징 · 傳承

개구리는 왕권과 관련하여 신성(神聖)을 상징한다. 《삼국유사》의 부여신화에서는 부여왕 해부루(解夫婁)가 산천에 치성하여 곤연(鯤淵)에서 바위를 들쳐 금빛 개구리 모양의 어린애를 얻었는데, 그 아이가 자라서 후일의 금와왕(金蛙王)이 되었다고 하여 개구리를 신성시하였다. 또한 왕권의 흥성을 기원한 것으로도 보인다.

신라의 선덕여왕 때 영묘사(靈廟寺)의 옥문지(玉門池)에서 개구리가 3~4일 동안 울었는데, 왕이 이를 보고 급히 군사를 여근곡(女根哭)에 보내어 잠복하고 있던 백제의 군사를 토멸하였다. 여기서는 개구리의 생김새가 분노의 형상을 띠고 있어 변란을 상징한 것으로 취급되었다.

또 개구리가 인간에게 해로운 존재로 나타날 때도 있으며, 시끄럽기만 하고 이로울 것이 없는 예로 표현되기도 하고, 빈천했던 과거를 잊고 잘난 체하거나 큰소리치는 못난 사람을 개구리에 비유되기도 한다. <출처:두산백과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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