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협회가 최초 판매인증한 김포한우전문점 ‘문수산성’

월곶면 청소년 수련관을 지나 고막저수지 방향으로 가다 문수산 등산로로 접어들면 100미터 지점에 언덕 위 하얀집이 서있다. 150여 평 남짓한 이곳이 (사)전국한우협회가 강서와 강화 김포 일원에서 최초로 한우전문 판매점으로 인증한 ‘문수산성’(대표 이영섭, 41세) 식당이다. 한번 맛보면 입맛 등급이 올라, 다른 한우고기를 먹지 못할 정도로 맛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의 맛이 뛰어난 이유는 간단하다. 최상급인 A++(일명 투플러스) 한우를 팔기 때문이다.

‘문수산성’ 식당의 투플러스는 여느 식당처럼 등급을 속이지 않는다. 한우협회에서 불시에 고기를 채취해 DNA 검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속일수도 없다. 그리고 한우 마니아들이 단골인 이곳은 품질을 속이면 손님이 먼저 알아낼 것이란 손님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영섭 사장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양심이 먼저라는 것이다. “손님들의 입맛을 절대 속일 수 없습니다. 식당 개업 당시 단골에게 특수부위를 골라서 우대해 줬다가 이후 이런 방식을 폐지했더니 손님들이 당장 알아냈다”고 한다.

이영섭 사장



문수산성 한우를 참숯에 구워 구운 소금에 찍어 씹는 맛은 부드럽고 육즙이 뛰어나다. 묵은 김치 맛처럼 흉내 내지 못하는 맛이다. 육즙이 달작지근하고 한우 특유의 깊은 맛이 우러난다.

또 이곳 문수산성 한우 맛의 비밀은 등심 등에 붙어 있는 특수부위(살치살 등)를 발라내지 않고 그대로 손님에게 제공하는데 있다. 대부분의 식당들이 특수부위를 발라내서 별도로 판매하는 것에 반해 이곳은 손님에게 있는 대로 제공한다.

그만큼 특수부위가 그대로 섞여 있어 맛이 살아나고 다양한 맛이 우러나는 것도 이곳만의 노하우다. 한결같은 한우등급과 맛 관리가 인정받아 얼마 전에는 호주 농림부 장관 토나버크가 호주산 소고기 판축 차원에 한국을 반문했다가, 문수산성을 찾아 한우를 시식했다. 문수산성 한우 맛을 시식한 토나버크 장관은 말이 없이 먹기만 하면서 적이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세 번째 맛의 비밀은 2℃에서 2주 이상을 숙성시키는데 있다. 정확하고 일정한 온도 유지를 위해 하루에 한번만 숙성실 문을 열고 고기를 꺼낸다. 이 사장의 장인정신이다.
“2주 정도를 숙성하면 고기가 가장 맛있는 상태가 되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며 “전문점에서만이 할 수 있는 고기숙성 기술”임을 밝혔다.

‘문수산성’은 부모님이 물려주신 1만평 부지위에 있다. 모든 채소를 대부분 자급자족한다. 직접 재배하여 담근 김장김치는 아삭아삭해 ‘배추깍두기’를 씹는 것 같다. 이곳에서는 고기와 소금, 김치만으로도 오감이 행복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내로라하는 휴대폰제조 회사에 다니던 이영섭 사장은 4년 전 건강이 안 좋아 이곳 고향으로 낙향해 식당 문을 열었다. 한우전문가가 되자고 다짐하고 한우에 대해 연구하면서 안 가본 곳이 없다.

그렇게 터득한 이 사장의 노하우가 지금의 맛을 냈다. “물을 많이 먹은 더운 지방 한우보다 추운지방의 한우가 더 맛있다”는 통설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추운 강원도 지방 한우만을 조달한다.

좋은 참숯을 찾아 여러곳을 헤매다 양평에서 구운 참숯을 사용하고 있다. 고기는 훈기(薰氣)를 통해서 구워져야 맛있다. 위에서 연기를 빨아들이는 시설로 고기를 굽는다. 문수산성의 맛의 완성도는 이렇게 이영섭 사장의 전문가적인 노하우와 정성, A++한우, 원칙을 지키는 고집의 집합체로 완성됐다.

요리가 완성되는 데는 몇 가지 핵심 재료가 있다. 그것은 원재료인 한우의 품질(A++)과 참숯, 소금이다. 특히 소금은 고기를 맛있게 먹는데 꼭 필요한 양념이기 때문에 이사장은 특별히 신경을 쓴다.

수개월 동안 소금을 창고에 보관하며 간수를 충분히 뺀 다음 구어서 간다. 그래서인지 소금이 쓰지 않고 맛있다. 한 요리사는 소금을 ‘요리가 완성되는 비밀’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있다.

그런데 이런 고급 한우가 비쌀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판이다. 500g에 5만9천원이다. 정육 식당으로 운영하다 보니, 1인당 3천원 양념값을 받는다. 김포지역 손님이 20%, 외지 손님이 80%다. 그만큼 멀리에서 맛을 알고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문수산성의 마지막 별미는 된장찌개 맛이다. 깊은 맛이 여느 집과는 확연히 다르다. 안동에 사시는 장모님이 된장을 손수 담가서 조달한 것이다.

‘장모님 된장맛’은 혹시라도 남은 포만감을 싹 가시게 하기에 충분하고 개운하다. 삼겹살 등 돼지고기는 제주도 산을 사용한다.

만여 평의 넓은 터에는 족구장을 비롯해 채소 묘종을 키우는 비닐하우수가 있다. 고즈넉한 언덕 뒤로 문수산 정상이 우뚝 서있다. 등산객들이 하산하며 이곳을 넘지 못하고 맛의 향연에 빠져 ‘문수산성’단골이 믾다.

관광농원과 제대로 된 한우축제와 한우전문점 단지를 조성하는 게 꿈인 이 사장은 식당 운영 철칙으로 “본질에 충실하고 원칙을 지킨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제발 이 맛이 변치 않기를.(031-997-2337. 김포시 월곶면 고막리 240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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