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 32년 김포서점 이정희 대표의 책사랑
‘책의 가치는 껍데기가 아닌 책 속의 내용’

김포1동주민센터 맞은편에 자리 잡은 김포서점은 신간 보다 중고서점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문을 연지 32년이 됐으니 아마 김포에 남아 있는 중고서점 중 가장 오랜 된 서점 중 한 곳일 것이다.
처음 김포서점이 문을 연 곳은, 구 제일병원 앞 작은 가건물에서다.

어릴 적부터 책이 좋아 매형이 운영하던 중고서점에 매일 놀러가 책을 보던 김포서점 주인 이정희씨는 1979년 이 곳에 중고서점의 문을 열었다.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은 95년. 그는 서점을 옮기고 1층에 신간 책방도 함께 열었다.
지하에 마련된 김포서점에는 책방 주인의 젊음과 함께했던 5만여 권이 책들이 새 주인을 만나기를 기대하며 책꽂이를 빼곡히 차지하고 있다.

김포서점은 정가의 60~70%가 할인된 가격에 책을 판매하고 있다. 거의 새 책의 모습을 한 것들도 많다.
특히 출판사에서 재고로 나온 책들은 누군가의 손길이 책장에 닿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책방 주인 이정희씨는“재고서적과 똑같은 내용의 책이 표지 갈이만 해서 다시 나와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또, “희귀본인 경우는 정가보다 더 비싼 책도 있는데 중고책이라고 우습게 생각하고 사람도 많다”며 중고책에 대한 가치를 설명했다.

독서 실태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신간판매 형태를 얘기하며 “요즘 판매되 책은 학습지를 제외하면 단순 잡지, 베스트셀러 위주다. 1층 신간 서적의 경우 3만여 권의 책 중 1천권이 전체 판매량의 95%를 차지하고 나머지 책들은 얼굴마담 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의 가치는 껍데기가 아닌 책 속의 내용이라고 한다. 아무리 허름한 책이라도 그 안에서 내 마음에 귀감이 되는 한 줄만 찾아낼 수 있다면 지상 최고의 보석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어떤 훌륭한 표지와 종이를 쓴다고 해도 그 책은 장식품일 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책의 판매량이 광고에 좌지우지되면서 사람들이 베스트셀러 위주로 책을 선택하거나 남이 좋다는 책을 주관 없이 고르고 있다”며 현 독서 실태에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너무 유행만 좇는 느낌이다. 진정한 가치는 유행을 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중고서점은 책들이 주인을 찾을 마지막 기회를 얻는 곳이다. 쓰레기로 폐지로 사라질 마지막 순간을 잠시 비껴간 책들이 오는 곳이다.

주말을 꼭 야외로 놀러가는 데만 소비하는 것이 옳은 건 아닐 것이다. 책들의 마지막 아지트에서 애타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녀석을 찾으러 가보자. 가슴에 보석이 될 한 ‘문장’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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