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6등급인 노진철씨(65.김포시 장기동 청송마을)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김포시지회를 통해 5년째 같은 처지에 있는 시작장애인들을 돕는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시각장애인 스스로가 몸으로 체득하고 훈련을 통해 갇혀 있던 어둠에서 벗어나 세상을 느낄 수 있도록 외출과 보행이 어려운 중증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자연으로 나가 소리를 듣고 느낌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시각장애인연합회 김포시지회에서 노씨 처럼 품앗이 봉사활동을 펼치는 회원은 노씨를 포함해 20여명.

이들은 시지회가 회원들을 위해 운영 중인 사회기초 재활교육에 참여해 보행과 점자교육 안내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노씨는 "선천적으로 시력이 나빠 시각을 잃은 사람보다 중도 실명자는 두려움 때문에 밖에 나갈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한 평생을 살아가게 된다"며 "그나마 그들보다 조금 낳은 회원들끼리 위로하고 그들이 희망을 갖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에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김포시지회에는 지난 2001년 2월 설립 돼 현재 시에 등록된 9백여 명의 시각장애인 중 194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경증장애인이 중증 장애인을 돕는 회원끼리 봉사를 주고받는 단체이다.

장애인 복리증진과 권익 옹호 등을 위해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시지회는 설립초기부터 적지 않은 어려움과 맞서 싸워야 했다.

때문에 설립 초기에는 조직을 갖추고 꾸려나가는데 신경 쓰느라 정작 회원들을 돌보고는 데는 소홀함이 없지 않았다.

그러던 지난 2006년 일상생활과 대중교통이용에 불편을 겪는 회원들을 위한 장애인심부름센터가 문을 열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게 됐다.

현재 차량 3대를 두고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심부름 센터는 회원들의 경제적 부담 해소는 물론 사회참여 기회확대 등을 통해 세상의 편견을 이겨내지 못하고 숨어 지내는 회원들을 세상 속으로 끌어내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김포시청의 협조를 얻어 정보회교육장을 이용한 점자교육과 흰 지팡이 보행교육, 노진철 씨 등이 활동하고 있는 나들이를 겸한 보행교육 등의 재활교육 등을 통해 시각장인 상호간의 만남의 장을 열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의지를 되새기고 재활정보를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겨울나기 '사랑 터' 모임을 통해 경기도내에서 운영 중인 장애인연합회 가운데 처음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시각장애인 가정에 4년째 난방비를 지원해 오는 것은 김포시지회만의 자랑이다.

'사랑터' 모임은 겨울이 시작되는 10월 말, 일일찻집을 열어 모은 판매수익금과 후원금으로 장애인 자정 30가구를 선정해 15만원씩을 지원해 오고 있다.

이외에도 시지부는 시각장애와 노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각장애인 노인들을 위한 '효드림' 경로잔치를 4년째 이어오면서 장애극복을 위한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다.

중도실명장애인으로 9년째 시지회를 이끌고 있는 박해성 회장은 "중도에 시력을 잃는 후천적 시각장애인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이 세상을 두려워하며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려는 것은 앞을 볼 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흰 지팡이' 대신 그들을 안내해 줄 사람의 손길이 없어서"라고 말한다.

두 눈을 통해 보는 세상이나 마음으로 보는 세상이 진심과 배려라는 거울을 통해 본다면 서로 다르지 않다는 그의 얘기처럼 이제 볼 수 있는 우리들이 그들의 손을 잡아 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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