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의 지도’ 위를 달려라

 9월 3일 목요일, 12시 30분, 남들은 점심시간이지만, 푸드뱅크 나눔 식구들은 이시간이 가장 바쁜 시간대다. 점심을 하고난 뒤의 음식을 기탁 받으러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따뜻한 밥을 기탁 받아, 이용자들에게 바로 전달해야 이용자들은 식지 않은 따뜻한 음식을 전달받아 식사를 할 수 있다.

사)김포나눔복지센터(이사장 이우배 목사)는 기탁 받은 음식을 나누는 푸드뱅크 사업이 중심 사업이다. 이곳에는 15명의 이사진과 상임이사 1명, 이사장 1명으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푸드뱅크가 창립된 배경에는 김포시기독교연합회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기독교의 봉사정신을 사회 속에서 함께 하자는 취지로 뜻있는 목회자들이 힘을 모아 2003년 11월 푸드뱅크를 설립하고, 현재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의 가교자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김선종 상임이사(열린문 교회 담임 목사)는 푸드뱅크 전담 기사이자, 운영자이다. 푸드뱅크에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음식과 물품 기탁이 들어오면, 어디든지 달려가는데, 그 몫은 대부분이 김선종 상임이사의 몫이다. 주일에도 “기탁물건을 가져가라”는 일거리를 소화할 사람은 김 상임이사의 뿐이다.

 이날도 김 목사 일행은 사우동사무소 앞에 있는 ‘사우 파리바케트’와 ‘빵굽는 샹띠베이커리’에서 빵을 기탁 받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기에 여념이 없다. 김포여중과 감정중학교를 들러 음식을 기탁 받으러, 여러 곳을 순회한 끝에 이용자들에게로 향한다.

사우동 우체국 옆 공터에는 컨테이너에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50여명의 어려운 노인 분들이 점심을 해결하는 곳이다. 여기에 무료급식을 위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도 푸드뱅크의 몫이다.

함께 동행하며 봉사활동을 펴는 고종님 씨는 김선종 상임이사가 목회하는 교회의 교인이다. 고씨는 매주 화, 토, 일에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나눔의 기쁨을 아는 사람만이 봉사활동을 하듯이 고씨 역시 이 같은 활동을 한지가 벌써 오래다.

이렇게 시작한 오후 활동은 시설과 개인 이용자 등에게 음식을 전부 나누어 준 뒤에야 끝났다. 김 상임이사는 “6년째 이 생활을 하지만, 사명감으로 묵묵히 하고 있다. 어려움이 많지만, 작은 일이라도 묵묵히 하며 이겨내면, 언젠가는 돕는 사람이 나타나는 것을 체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 동안의 활동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사실 김 상임이사의 역할이 없으면, 푸드뱅크는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전 생활을 이곳에다 헌신하고 있다. “운영이 어려워 기부자를 만드는 일이 제 역할입니다. 요즘엔 제발 후원금을 올리지 말 것을 당부하고 다닙니다.” 후원비를 올리면 경제적 부담으로 결국 후원자가 끊어지기 때문이다. 자원 봉사하는 곳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우배 이사장(금포교회)은 푸드뱅크 사업이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울타리 역할과 후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외에도 15명의 이사진들이 매달 십시일반으로 후원금을 모아가며 운영을 감당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김포시에서 차량한대를 구입해 지원했고, 기름 값을 매달 100만원씩 지원하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지만, 기름 값은 여전히 부족한 형편이다. 현재, 푸드뱅크의 지원이 절실한 부분은 상근자의 급료가 지원돼 안정적인 운영이 이루어지면서 보다 많은 이용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푸드뱅크의 어려움은 경기불황으로 기탁자가 줄어든 반면, 이용자는 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요청하는 곳이 많고,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구받고 있지만, 기탁음식이 부족해 더 이상 전달을 못하고 있다. 수급과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다. 사랑의 가교자는 가슴이 쓰리다.

사회 한편에서는 풍요가 넘쳐 나지만, 풍요의 불빛만 바라보는, 배고픈 이웃들이 곳곳에 살고 있는 ‘배고픔의 지도’를 꿰고 있는 사람의 심정은 오죽하랴. 불빛은 배를 채울 수 없다.

화려한 불빛 보다, 따뜻한 사랑 한 줌, 빵 한 개가 주는 나눔의 성찬만이 이웃의 고픔을 채워줄 수 있다.
푸드뱅크, 그 사랑의 뱅크에 나눔을 저장하자.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한 이자’를 보장받을 수 있다.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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