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현 대표외 유명선수 배출한 축구명가

▲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죄로부터 김정훈(2년), 노동권(3년), 오진태(2년) 선수
▲ 오희천 감독
▲ 방재선 교장
중량 450g, 70cm 둘레의 작은 공 하나에 탄성과 환호를 아낌없이 보내는 게 축구경기다. 열정적인 선수들의 몸놀림에 눈을 떼지 못하면서, 선수들은 관중을 숨죽이게 한다.

그래서 야구장에선 오징어와 맥주를 마시며 관람을 하지만, 축구장에서는 그럴 여유가 없다. 공과 선수들의 몸놀림을 눈으로 따라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축구명문 통진고등학교의 축구부의 역사는 자그마치 33년이다. 그동안 전국대회 2회 우승을 비롯해 21회나 4강에 진출한 축구 명문이다. 경기도에서는 사실상 상대가 없다.

통진고 축구부는 근성 있는 축구부로 유명하다. 전국대회에 출전하면, 그래서 출전 팀들 대부분이 통진고 팀을 기피한다.

항상 4강에 진출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고, 근성이 강해 같은 실력이면, 기에서부터 밀리기 때문이다. 전통 있는 팀의 저력이다.

올해 통진고 팀에 경사가 생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세 청소년 국가대표선수로 노동권 골키퍼가 선발됐다. 노동권 선수는 벌써부터 대학으로부터 스카우트 경쟁에 시달리고 있을 정도다. 오는 11월 5일 열리는 아시아청소년국제축구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제2의 이윤재 선수와 같은 명장면을 기다려도 좋을 것이라는 게, 오희천 감독의 귀띔이다.

통진고 팀을 이끄는 사람은 오희천(51세) 감독이다. 통진고 축구부 선수출신으로, 중앙대를 거쳐 기업은행에서 36살까지 선수로 활약했다.

88올림픽 때는 대표선수로 발탁돼 뛰기도 했다. 기업은행 선수시절에는 17번이나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을 정도로 실력파 감독이다.

통진 출신이자, 통진고 축구팀 출신이기 때문에 모교 후배를 가르치는 열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1998년도에 부임해 11년째 팀을 관리하고 이끌고 있다. 운동부 특성상 불미스런 일이 한번쯤 있을 법 하지만, 한 번도 그런 일이 없는 건, 오 감독의 정성스런 관리덕분이다. “항상 예의 있고 성실한 인간이 되라고 교육합니다. 선수로 성공하지 못해도 인간으로는 실패해서는 안 되도록 하는 게 감독의 기본적인 역할이기 때문”이란다.

선수 생명은 짧아도 사람으로서 사회적 삶에 충실한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과거에는 나를 따르라식 지도였지만, 요즘엔 상담과 정신 교육, 함께하는 팀워크를 생활 속에서부터 키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도방법을 밝혔다. 아직도 오 감독은 직접 선수들과 함께 연습을 뛴다.

방재선 교장은 축구팀을 지원하는데 동분서주다. 우승문턱에서 좌절될 때마다, 감독보다 더 가슴을 쓸어내린다.

우승팀보다 2% 부족한 원인으로 열악한 환경 때문이란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좋은 팀은 좋은 선수를 얼마만큼 확보하느냐의 싸움이다. 좋은 선수 확보는 팀의 전통과 성적, 생활환경을 고려해 결정된다.

현재 통진고 합숙소는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열악하다. 38명선수가 모두 한 방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발길을 돌리는 학부모가 많다.

그나마 실력하나 믿고 보내지 않으면, 학부모들이 선수를 보내주지 않는단다.

방재선 교장은 “선수층이 좀 더 두터워야 하는데...지원금이 부족해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김포시에서 축구부 전용 버스와 연간 4천만 원을 지원해주고 있다. 적극적인 지원이지만, 아직도 한참 부족한 형편이다. 방 교장은 후원 모금을 놓고 고심 중이다. 2%의 부족함을 채워야 우승을 맘 놓고 할 것이란 책임감 때문이다.

강한 축구는 허리가 강해야 하고, 축구강국은 허리인 유소년 축구가 강해야 한다.

통진고 축구부는 그런 면에서 축구강국을 세우는데 일조한 축구부다. 장거리 슛을 잘 날리는 김두현(수원삼성) 선수가 통진고 출신이고, 강원FC의 안성남 선수를 비롯해 송승준(전북현대) 등 수많은 프로선수를 배출했다.

명문을 키우는 것은 지역사회와 동문들의 몫이다. 초등학교 축구기반을 확대하는 것도 명문중-명문고를 살리는 또 하나의 길이기도 하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열기와 국민적 자신감은 경제적 가치로도 엄청났다.

지역사회가 축구명문고를 키워나가는 것 역시, 김포의 자신감과 열정을 모으는 길 가운데 하나다. 통진고 축구팀의 450g 작은 공 하나에, 김포가 ‘무아지경’으로 뭉치는 꿈을 놓지 말자.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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