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載 福 <한국현대시인협회 중앙위원회의장·본지 편집위원>

겨울 가뭄이 심각하다. 예사롭지 않다. 소양댐의 저수량이 작년도에 비해 절반을 밑돌 정도라 적절한 조절로 방수 대책을 세워가고 있다고 한다.
이도 걱정인데 한술 더 떠서 내년 봄에도 가뭄이 계속 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고 보니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대자연의 재앙이 너무 일찍 우리곁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기어코 올 것이 오고 마는건지?생명공학연구소 곽상수박사는 금년초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 30%를 밑돌고 있다는 연구보고를 내 놓았다.

물의 소중함 깨달을 때

이와 때를 같이하여 건설기술연구원 김승박사는 우리나라의 물 사정은 당장 오는 2010년 쯤에는 무려 20억톤 이상의 물부족 현상을 초래 할 것이라고 예고 했는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현재 세계 80개국에서 인구의 40%가 식수부족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우리나라도 예외없이 물이 부족한 나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6년째 풍년을 맞았다. 계곡이나 강에는 물이 넘친다.
해서 이런 과학적 연구결과를 비웃기라도 하듯 정부는 남한의 여유전력과 남아서 처치가 곤란한 비축미 수백만 섬을 북한에 지원해 줄 것을 공론화 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농민들은 벼 4백만 섬에 대한 추가 매입과 쌀값 폭락, WTO(세계무역기구)의 농산물시장 개방 등에 분노하여 지난 11월 13일 여의도 등지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여 지금 폭력시위자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에 있다. 유구무언일 수 밖에 없다.
물기근 그것이 몰고 올 재앙은 불을 보듯 확연한 현실이니 말이다. 지금은 우리가 풍요를 구가하며 격양가에 도취해 있을 때가 결코 아니다.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믿고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을 기를 때이다.
정부와 국회는 엉뚱한 생각 하지말고 쌀 수매에 무리가 따르거나 설사 우리가 염려하는 물기근 현상이 오지 않을지라도 이이 율곡 선생의 정병 10만 양병책에 버금가는 국가의 대계를 세워두는 것이 상지 산책일 것이다.
예상대로 내년에 곧 물기근 현상이 닥친다면 그 결과는 어떠할까? 흉작은 물론이요, 국민들이 겪을 식수나 용수에 어려움이 크겠지만 절대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은 농업용수문제일 것이다.
특히 저수지나 천수를 이용해 영농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농경지는 위기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김포는 한강의 물이 마르지 않는 한 어렵사리 실농의 위기는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하늘의 이치가 눈에 훤하게 보이는데도 쌀값 하락과 과다한 비축미 관리를 걱정하고 이를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우리생명의 젖줄인 김포들녘을 파헤쳐서 훼손하는 사단이 벌어진다면 이는 결코 시민이 용납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포평야 시민의 힘으로 지켜야

김포시의 주무 당국과 유관기관에서는 아무리 어려운 물의 재앙이 닥쳐 온다고 할지라도 김포평야만은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술적 제도적 안전 장치를 강구하는데 최선의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곧 민족적 사명이다.
우리 민족에겐 나쁜 버릇이 있다. 위기를 예측하면서도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가 그 위급이 눈앞에 닥쳐야만 허둥대는, 고질적인 병폐가 그것이다. 물기근 그것은 심각한 신의 시험이다. 지금부터라도 현실을 냉철이 성찰하고 우리국민 모두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
물이 귀한줄 모르고 너도 나도 경쟁이라도 하듯, 그야말로 물을 물쓰듯 하는 병폐를 고쳐야 한다.
그리고 아직은 흔한 물이지만 물에게 감사할줄도 알아야 한다. 물기근 조짐이 서서히 우리를 조여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다시한번 물의 귀중함을 깨닫고 물을 아낄줄 아는 정신력부터 기르기로 하자!물은 곧 우리의 젖줄이요 생명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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