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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체 41건)
없는 사람
없는 사람 정재원 이름을 지우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 꽃 진 바닷가빗물이 흐르고 있네 쓴 심장더는 뜨겁거나 차가울 일 없는 저녁은 노을로노을로모래 위에 그린꽃그림을 지우고 있네 시감상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에서 남는 것...
정재원  |  2021-09-1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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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질투 김종미 도로 위에서 먹이를 찾는 비둘기에게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질주할 때유리창 앞을 아슬아슬하게 날아오르는 작은 그것 최후의 순간까지 버티다가우리는 둘 다 살아서결과는 무승부였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진 것이다 나...
김종미  |  2021-09-0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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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춘이 엄마
재춘이 엄마 윤제림 재춘이 엄마가 바닷가에 조개구이집을 낼 때생각이 모자라서, 그보다 더 멋진 이름이 없어서그냥 '재춘이네'라는 간판을 단 것은 아니다.재춘이 엄마뿐이 아니다보아라, 저갑수네, 병섭이네...
윤제림  |  2021-08-3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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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孤單)
고단(孤單)윤병무아내가 내 손을 잡고 잠든 날이었습니다고단했던가 봅니다곧바로 아내의 손에서 힘이 풀렸습니다훗날에는 함부로 사는 제가 아내보다 먼저세상의 손 놓겠지만힘 풀리는 손 느끼고 나니 그야말로별세(別世)라는 게...
윤병무  |  2021-08-2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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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장
합장 고명자 샴푸의 마음비누의 마음치약의 마음화장품 샘플병의 마음사람의 마음 모양은 이렇게 생겼구나월정사 세면실 선반에 가지런히부처 하나씩 내려놓고 갔구나 바삐 새벽 예불 올리고바삐 바삐 윤장대도 돌리고남의 마음 빌...
고명자  |  2021-08-17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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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넝쿨 아래
포도 넝쿨 아래 이영혜 영동 학산 산비탈 포도밭넝쿨마다 휘늘어진 송이송이에 손끝을 대니왜 내 젖이 찡해지는지 몰라막내 동생 젖 먹이던 젊은 엄마탱탱해진 젖무덤이 떠오르나 몰라넝쿨손처럼 핏줄 선 젖꼭지에서아기 입안으로...
이영혜  |  2021-08-1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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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비명
꽃의 비명 장종권 떨어지는 별똥별은 소리가 없다.시드는 꽃 역시 소리가 없다. 떨어지는 별똥별의 소리가 없겠느냐.시드는 꽃의 비명이 없겠느냐. 소리는 소리마다 얼굴이 달라서다만 없는 듯이 시늉하는 것이다. 시 감상짧...
장종권  |  2021-07-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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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용서 라현자 샅샅이 짓밟히고 오롯이 감당하다캄캄한 방구석에 웅크린 작은 새속속히 무리 속에서 따돌려진 그 이름 왜 나여야만 하나요 신을 향해 울어 봐도영혼을 옭아매듯 밤 그림자 쫓아오네기억 속 고통의 바다 너무 깊고...
라현자  |  2021-07-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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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국수 박후기 늦은 밤눈 내리는 포장마차에 앉아국수를 말아 먹는다국수와 내가한 국자뜨거운 국물로언 몸을 녹인다얼어붙은 탁자 위에서주르륵국수 그릇이 미끄러지고,멸칫국물보다싱거운 내가나무젓가락의 가랑이를 벌리며승자 없는 ...
박후기  |  2021-07-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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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손님
조용한 손님엄재국 초가 한 채 무너졌다벽도 기둥도 지붕도땅 위에 조용히 무릎을 접었다먼 길 다녀와 부모님께 절하는 자식처럼오랫동안 엎드려 있다썩은 짚에 바람이 들먹거려우는 것도 같고그을린 부엌 흙냄새에매캐한 마음을 ...
김부회  |  2021-07-0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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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어라
꼭꼭 숨어라 정 호그 시절 그 동네 16평 아파트에 사는 새댁들은 허물이 없었다설거지 끝내고 세탁기 한 판 돌려댄 후에같은 동 또 옆 동 수다들 한 방 가득 펼쳐대는 한낮코흘리개들보다도 더욱 신들이 났다어느 집인들 ...
김부회  |  2021-06-3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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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슬픔을 꺼내 든 이유
아침이 슬픔을 꺼내 든 이유 김지명​ 깃털이 떨어져 있다 밤의 겨를이 떨어져 있다 잉크 찍어 편지 쓰던 깃털이 모자 쓴 추장이 되는 깃털이 떨어져 있다 빛이 떨어지자 어둠이 두루마리로 감겨 겹을 더한 겹 ...
김지명​  |  2021-06-1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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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방에 대한 기억
빈방에 대한 기억 양해기 불을 켜지 못한 방 학교에서먼저 돌아온 동생들이 울고 있던 방 잠들 때까지엄마가 오지 않던 방 늘 이불이 깔린 방치워지지 않는 밥상을 가진 방 서러운 생각에혼자 많이 울었던 방 시 감상기억에...
양해기  |  2021-06-0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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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
출가한춘화요사채 문 흔든 바람은조탑을 돌아 불이문까지 가는데불과 몇 초 곧 적광에 들어 고요하다 그렇게 쉽게 스러지는데, 내 마음 드나드는살릴 수도 죽일 수도 없는바람 명부에 들어서면 그때야 스러질까 너를 사랑하며 ...
김부회  |  2021-06-0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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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산문
어둠의 산문박주택 어둠을 뚫어지게 바라보니 어둠도 뚫어지게 바라본다별이 빛으로 반짝이기까지는 낮은 무엇의 배경이 되었을까어둠이, 어둠이 되었을 때 그 배경으로 잠이 들고 말도 잠을 잔다 말이 잠들지 않았다면 붉은 말...
김부회  |  2021-05-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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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발의 차이
간발의 차이이장욱매일 간발의 차이로 살아가, 문밖과 문 안에서, 침대 위와꿈속의 망망대해에서, 모퉁이를 돌자마자 급정거한 트럭과나 사이에서,나는 아이이자 노인이지. 여자와 비슷하고 구름과도 비슷해. 눈 내리는 사망시...
김부회  |  2021-05-1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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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박 철오늘이 누이의 결혼기념일이란 얘길 들었다누이는 병중에 있고 매제는 먼 곳에 있다연초부터 부쩍 눈곱이 끼는 팔순의 어머니가기침처럼 고향에 가보고 싶단 얘길 한다낮에는 서어나무 숲을 걷는데 도토리 떨어지는소릴 ...
김부회  |  2021-05-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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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앞의 생
도마 앞의 생 서규정내 혼자 사는 칼잡이로, 너를 다시 벨 수밖에 없다무야생채나 깍두기로또각또각 착착도마가 한사코 칼을 뱉어내던 소리, 그것이죽는 날까지 이빨을 갈아야 할 이유겠다만기우뚱, 광안리 앞바다 수평선은 기...
김부회  |  2021-05-0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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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장옥관 흰 비닐봉지 하나담벼락에 달라붙어 춤을 추고 있다죽었는가 하면 살아나고떠올랐는가 싶으면 가라앉는다사람에게서 떨어져나온 그림자가 따로춤추는 것 같다제 그림자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그것이지금 춤추고 있다 죽...
장옥관  |  2021-04-2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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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얼굴 안상학세상 모든 나무와 풀과 꽃은그 얼굴 말고는 다른 얼굴이 없는 것처럼늘 그 얼굴에 그 얼굴로 살아가는 것으로 보인다나는 내 얼굴을 보지 않아도내 얼굴이 내 얼굴이 아닌 때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꽃은 어떤 ...
김부회  |  2021-04-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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